티스토리 뷰
계몽주의 시대 이후로 소수의 귀족과 왕족들로부터 국가 권력을 가져와서 다수의 평민들에게 분배하려는 시도가 과거 역사에서 발생했었다. 세계 3대 시민혁명이라고 불리는 '영국 명예혁명',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이 100여 년의 사이에 연이어 발생되며 근대 민주주의라는 것이 탄생했다. 3개의 혁명은 근본적으로 '대의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 국민들의 대표를 뽑아 나라의 정치를 위임하는 시스템이었다.
영국 명예혁명 = 민주주의 의원내각제
미국 독립혁명 = 민주주의 대통령중심제
프랑스 대혁명 = 민주주의 이원집정부제
하지만 각 나라들에서 만들어진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의 방식과 환경이 달라서 세월이 지나면서 독특하게 발전을 했고, 이후 여러 후발주자 나라들은 이런 대표적인 민주주의 사례를 보고, 참조해서 본인들의 나라의 사정에 맞는 방법을 골라 도입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했다. 근대 지구의 패권을 장악한 천조국 미국의 영향으로 다른 국가들도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국가의 수장으로 자리 잡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국의 케이스인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는 국가들도 많았다. 당장 한국의 오른쪽에 있는 일본을 보더라도 의원내각제의 국가이며, 유럽에서도 민주주의 원조인 영국을 비롯해서 대다수의 나라들이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생소한 의원내각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통령중심제와는 어떤 것들이 다른지를 알아보는 글을 이어가겠다.
의원내각제를 알려면 대통령중심제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삼권분립이 되어 국가의 중앙 기관을 구성한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3개의 기관이 권력을 분할해서 서로의 견제와 밸런스를 맞추게 된다.
입법부는 법을 만드는 기관(국회), 행정부는 법을 활용해서 국정을 운영하는 기관(정부), 사법부는 법이 사회 시스템에서 잘 적용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기관(법원)이다. 3개의 기관은 각자가 모두 동등한 높이에서의 기관이다. 국회와 법원은 정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국회, 정부, 법원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 견제하고, 국가 권력의 폭주를 막는 것이다.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지역구별로 각자의 대표자를 선출한다. 이렇게 뽑힌 대표자들이 모여서 의회를 구성한다. 여기에서 의회는 바로 입법부가 된다. 한국에서는 '국회'라고 한다.
여기에서 대통령중심제와 의원내각제의 차이가 나타난다. 같은 민주주의라고 해도 행정부. 즉 정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정부를 지휘하는 고위 인사(간부)들을 '내각'이라고 한다.
대통령중심제의 국가
국민들이 선출한 국가원수 = 대통령 "나라 운영 잘해보자"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정부를 진두지휘하고, 각 부처의 장관을 직접 임명해서 내각까지 혼자서 구성한다. 나라를 대표하는 동시에 실질적인 국정 운영까지 총괄하게 된다.
대통령이 국가원수의 권한에 더해서 행정부까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대통령중심제이다. 의회와 정부가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양쪽에서 각자의 권력과 권한을 건드리기 어렵다.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여당이 되며, 여당이 행정부를 혼자 장악하기 때문에 정책 기조를 여당이 주도하게 된다.
의원내각제의 국가
의원들이 선출한 행정부의 1인자 = 총리 "이 나라를 잘 부탁해 파이팅"
각 지역구별의 선출된 의원들로만 구성된 의회에 입성한 사람들이 의원들 중에서 행정부의 1인자 총리를 선출한다. 총리가 의원들 중에서 각 부처의 장관들을 뽑아서 내각을 구성하게 되어 국정 운영을 한다.
나라에 따라 방식은 차이가 나지만 다수를 차지한 원내 제1당에서 총리가 나오게 된다. 제1당의 당수가 자동으로 총리가 되는 경우가 있고, 따로 의원들끼리 투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왕이나 대통령이 국가원수의 역할만 맡고 의회에서 내각을 구성하면 의원내각제이다. 의회가 내각을 구성하고 책임까지 가지기 때문에 서로를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법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
원내 제1당이 바로 여당이다. 압도적으로 이겨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면 여당 혼자서 정책 기조를 펼치지만 애매하게 1등을 해서 여당이 되면 여당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나머지 당들이 내각불신임으로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원내각제에서는 대통령이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영국이나 일본처럼 왕족이 있어 왕실이 있는 경우는 국가원수가 이미 존재해서 대통령을 따로 뽑을 필요가 없고, 완전한 공화제 국가는 대통령을 뽑기는 하지만 대통령은 국가원수의 권한은 있으나 국정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못한다. 그냥 "이 나라를 잘 부탁한다"라는 형식적인 말을 할 수 있다.
의원내각제에서의 국가원수라는 직책은 이전 시대의 왕들처럼 외교나 전쟁 같은 일에 대해서 최종 결정권이나 장관, 장군 같은 높은 직책들에 대한 형식적인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통령제와 다르게 의원내각제에서는 의회에서 총리나 내각을 사퇴시킬 수 있는 '내각불신임'이라는 제도가 있고, 이것이 발동되면 총리는 의회를 해산시킨 후 총선을 다시 실시할 수 있는 '의회해산권'이라는 제도가 있다. 의원내각제는 가장 큰 특징은 내각의 유연성이다.
의원내각제의 장점 - 민주주의 국가들은 대통령중심제보다 의원내각제가 더 많이 채택 중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도 대통령중심제이고, 천조국 미국도 대통령중심제라서 지구 상의 모든 나라 중에서 대통령제가 많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가 있지만 의외로 가장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치체제는 의원내각제라고 한다.
의원내각제의 나라중에 왕이 있는 입헌군주제 형식의 나라는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일본, 부탄,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캐나다, 앤티가 바부다, 바하마, 밸리즈, 그레나다, 자메이카, 세인트키츠 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솔로몬 제도, 투발루, 사모아, 래소토 가 있다.
이에 비해 공화국 형태의 국가원수인 대통령과 정부 수반은 총리인 체제의 의원내각제의 나라는 독일, 폴란드,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몰타, 그리스, 불가리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리투아니아,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헝가리, 아르메니아, 에스토니아, 몰도바, 조지아, 이스라엘, 싱가포르, 인도, 방글라데시, 이라크, 파키스탄, 네팔, 레바논, 바누아투, 피지, 도미니카 연방, 트리니다드 토바고, 바베이도스, 수리남, 미로셔스, 에티오피아가 있다.
이렇게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가 위에서 거론이 된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제는 매우 특이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는가?
선진국들 그중에서 '정치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들은 대부분 오랜 의원내각제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2020년 기준 민주주의 지수 상위 25개 국가 중에서 대통령제를 채택한 국가는 우루과이, 칠레, 코스타리카, 한국, 미국이 전부이다. 특히 TOP 10 국가들은 모두 의원내각제의 국가들이다. 의원내각제는 어떤것이 좋아서 이런 인기와 성적 모두 높은 것일까?
어떤 국가를 가더라도 일단 민주주의 체제라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은 '의회'이다. 공무원들로 이루어진 정부나 시험을 통해 뽑히는 법원과는 달리 의회는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뽑은 사람들이 모인 기관이다. 그래서 정부의 컨트롤 타워인 내각을 구성함에 있어서 수장인 대통령만 따로 뽑고, 나머지 인원은 대통령이 알아서 임명하도록 맡기는 대통령중심제와 비교할 때 국민들이 뽑은 의회의 구성원들이 직접 내각의 구성원까지 겸임하는 의원내각제는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정권을 잡은 정당이 '여당'이라고 하고, 정권을 잡지 못한 정당을 '야당'이라고 한다.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 여당이 된다. 여당이 행정부를 혼자서 장악하기 때문에 정책 기조도 어찌 되었든 여당이 주도하게 된다. 그래서 의회에서 야당이 아무리 다른 목소리를 내어도 발목 잡는다는 소리만 듣는 것이 정치적 현실이다.
반면 의원내각제에서는 원내 제1당이 되면 여당이 된다. 만약 여당이 압도적으로 선거에 이겨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면 정책 기조를 강력하게 펼치게 되지만 애매하게 과반수가 아니게 되면 여당 혼자서는 국정 운영을 눈치를 보면서 하게 된다. 나머지 당들이 연합해서 내각불신임을 걸어서 내각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원내각제에서의 원내 1당이나 과반수를 못한 정당은 다른 정당과 연합하는 '연정'이 필수적이다. 일단 다른 당과 연합해서 과반수를 확보하고 누가 총리를 할지? 누가 어떤 장관을 할지? 정책은 어떻게 할지?를 합의를 하게 된다. 이렇게 구성된 내각을 '연립내각'이라고 한다.
총리는 제1당, 부총리는 제2당에서 또 어떤 장관은 제2당에서 나오는 식으로 골고루 섞인 내각 구성이 자주 연출이 된다. 그래서 의원내각제에서는 아무리 소수 정당이라도 일단 의회에 입성하면 나라의 정치적 영향을 어느 정도 가져가게 된다. 국민의 10%만 지지하는 정당이라도 10%의 힘을 확실하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선진국에서 많이 채택되어 사용 중인 의원내각제의 단점은?
선진국 TOP 10에서 정치적으로 채택이 되어 많이 사용 중인 의원내각제는 역사도 길고 인기도 많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여당이 과반수를 못 먹어서 다른 당과 '연립내각'을 형성했는데 도중에 어떤 사건으로 사이가 안 좋아졌다면 한쪽이 결별해서 과반수가 무너지게 되니 불신임을 맞아서 내각이 공중분해가 된다.
이런 정부 내각을 다시 구성하는 것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서 국정 운영이 어려워진다. 정당들이 수십 개씩 난립해서 비슷한 의석수를 나눠 먹는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1~2개가 아닌 여러 당들이 연정을 해야 하는데 연정이라는 것이 연인들이 사랑을 하는 것처럼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는 경우가 많다.
벨기에 무정부 상태 사례
(2010년 6월 13일부터 2011년 12월 6일까지) - 기네스북 기록에 남겨짐
벨기에는 2010년 6월 총선 이래로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지 못해서 '540일' 무정부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올바른 내각을 꾸미고 국정 운영을 할 수가 없고 반쯤 무정부 상태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벨기에의 경우 왕이 따로 있는 의원내각제 국가이다. 그런데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 지방과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 지방이 정치적으로 사이아 너무 안 좋다. 정치 성향과 사용 언어나 출신 지역별로도 정당이 다 갈라져 있어서 연정까지 타협이 안되어 무정부 상태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리고 의원내각제는 오히려 민주주의와는 동떨어진 측면도 있다. 정부의 수장 총리를 의회에서 뽑기 때문에 입법부와 행정부가 같은 편이다. 때문에 다 같이 힘을 내어 국정이 잘 돌아가는 것은 좋다.
나치 독일 수권법
(1933년 3월 24일)
히틀러에게 국회를 배제하고, 법률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률. 이 법률로 바이마르 공화국 체제는 껍데기만 남고 나치 독일 체제가 들어서며 세계적인 전쟁의 불씨가 태어나는 역사적 사건이 된다.
하지만 의석 수가 한쪽 당에 너무 몰려서 입법부와 행정부를 다 장악해버리면 이것을 막을 장치도 명분도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민주주의 핵심인 삼권분립의 탑이 무너질 위험이 있다.
26년간 총리로 장기 집권한 리콴유
(1923년 9월 16일 ~ 2015년 3월 23일)
독립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인 리콴유는 26년간 장기 집권을 했다. 싱가포르를 동남아 경제 강국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을 했으나, 권위주의적 독재로 인해 호 불보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인물이다.
의원내각제의 단점으로 총리의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여당이 계속 승리하면 총리를 교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총리가 국정 운영을 너무 못하거나 당내 정치 생태계가 변화하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10년~30년까지도 총리를 할 수가 있다. 싱가포르의 리콴유라는 인물이 30년간 총리를 했었다.
거대 정당이 서로 합당 후 1당 독재를 한 일본 - 자유민주당 아베 신조 총리
(1955년 11월 15일 ~)
일본에서 자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시작된 '자민당'은 창당 이래로 1993년 8월 ~ 1996년 1월, 2009년 9월 ~ 2012년 12월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집권 여당으로 군림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 거대 정당끼리 합당을 해버린 후 사실상 1당 독재처럼 굴러가는 경우도 있다. 옆 나라 일본이 대표적인 경우로 1955년 자유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이 합체를 해서 자민당이 탄생되었는데 이후 4년을 제외하고는 총선에서 패배한 적이 없었다.
일본에서는 자민당 대표가 사실상 일본 총리가 되는 상황이 60년 넘게 지속이 되고 있다. 앞선 싱가포르의 30년이 비해서는 번데기 앞에 주름을 잡는 안 좋은 사례이다.
현대의 민주주의의 이념의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등으로 각각 장단점이 있고 특징이 여러 가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를 구성하는 국민들의 현명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의 의원내각제를 도입했던 사례 - 제2공화국
(1960년 6월 15일 ~ 1961년 5월 16일)
대한민국의 2번째 공화 헌정 체제. 한국 역사상 유일했던 양원제 의원내각제 기반의 체제였다. 군사정권에 의해 11개월 만에 이 체제는 붕괴되었다.
한국도 한때 의원내각제를 도입했던 적이 있다.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겨우 1년 정도 유지되다가 붕괴되었었다. 만약 군사정권이 안 들어섰으면 21세기의 한국은 어떻게 변했을까?
2022년 3월 9일 수요일에 실시되는 우리나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코 앞이다. 위 그림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팝업창을 띄우며 안내되는 그림이다. 이 글을 쓰는 2월 15일을 기점으로 D-Day 22일이 남았다.
2022년 2월 13일부터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았으며 2월 20일이 되면 선거 벽보와 책자형 선거 홍보물이 나온다. 2월 23일부터 해외 재외투표소에서 투표가 시작되며, 3월 4일부터 3월 5일까지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월 9일 본 투표가 진행되어 20대 대통령이 결정이 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에 현명하고 소신 있는 투표를 부탁드린다. 역대급으로 혼탁하고, 정신없는 대통령 선거가 될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얼룩진 한국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올바른 대통령이 당선되길 기원해본다.
글 참고 유튜브 영상 : 지식해적단
https://youtu.be/xrIdxYIjz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