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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점차 좋아지는 가운데 식당과 카페들이 일상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전혀 원상회복이 안 되는 곳이 있다. 바로 동네에 있는 '목욕탕'들이다. 이들 목욕탕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따뜻한 온정이 머물러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장소였으나 이제 장기적인 코로나 상황에 적응이 된 대중들이 목욕탕에서 목욕을 즐기지 않고 있다. 폐업을 한 곳도 있지만 손님이 없어도 폐업을 못하는 목욕탕들은 굴뚝 등 보일러 설비 철거 비용이 5천만 원에서 1억 원 수준으로 들어 마음대로 폐업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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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온수탕의 굴뚝이 멀리서 보이는 모습 _출처 : 카카오맵 로드뷰

 

 

 

 

 

바이러스 역병으로 마음과 몸을 깨끗하게 하는 동네 목욕탕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국의 전국 방방 곳곳의 동네에는 이른바 동네 목욕탕들이 있다. 대규모의 목욕탕들에 비해서 과거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소규모의 이들 목욕탕들은 이웃 주민들과 함께 동네를 대표하는 상징적 굴뚝이 대부분 있다. 멀리에서도 목욕탕 굴뚝을 보면 저곳에 목욕탕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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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복구 안암동 오목사우나 건물 모습 _출처 : 카카오맵 로드뷰

 

1990년대에는 동네 목욕탕의 목욕비가 2000원 ~ 3000원 수준인 것 같았는데 요즘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어른들은 7000원 수준이며, 아이들은 4000원 수준으로 목욕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의 사진은 서울을 지나는 성북천 바로 옆에 있는 50년 정도의 역사가 깊은 오목사우나(오목 목욕탕)의 건물 모습과 굴뚝 모습이다.

 

저런 모습의 전국의 동네 목욕탕들이 장기적인 코로나 사태로 줄줄이 폐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식당들과 카페는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매장에 사람들이 오기 시작하고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데 동네 목욕탕들은 전혀 회복의 기미가 안보인다고 한다.

 

동네의 작은 목욕탕들은 내부 공간이 좁고, 온기가 안빠져나가도록 창문을 잘 안 열어 놓는다. 그리고 지하에 탕이 있는 목욕탕들도 있어서 단골 주민들과 일반인들이 밀폐된 공간이라고 당연하게 인식을 해서 그냥 이런 동네 목욕탕들이 사람들에게 잊힌 것 같다. 1년도 아니고 2년 넘게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바이러스 방역을 겪었으니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JTBC 뉴스 취재에서 '창원시 동양탕 이병용 사장'이 인터뷰에서 "쇼핑몰, 식당에서는 모임을 못해서 보복 소비 차원에서 소비가 폭발하는데 목욕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유는 목욕탕을 안 올 때 집에서 목욕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솔직히 나도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목욕탕을 100% 안 갔다. 그냥 집에서 목욕을 하고 때를 밀었다. 달을품은태양의 아내와 아이들은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1주일에 한 번 목욕탕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즐기는 목욕 가족이었다. 심지어 1개월에 한 번 정도는 유명한 온천에 가서 테마 목욕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런 당연한 목욕 여행은 그냥 당연하게 잊혔다.

 

 

장사가 안되어 목욕탕 폐업을 하려고 하니 철거 비용이 배보다 배꼽이 크다. 굴뚝 철거비용 오천만 원 수준

 

대부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네 목욕탕들은 따뜻한 온천물이 넘쳐나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지하에서 수돗물을 가지고 뜨거운 물을 만들기 위해서 보일러 설비를 운영한다. 그래서 동네 목욕탕들은 대부분 건물 옆에 높이 솟은 목욕탕의 상징인 굴뚝이 있다.

 

목욕탕 사업 유지가 힘들어 폐업을 하려고 고민을 하면 철거 비용이 무서워서 울며 겨자 먹기로 손님이 하루에 1~2명이 와도 영업을 한다고 한다. 지하의 보일러 설비와 외부 굴뚝 등의 철거 비용이 몇 억이 들어간다고 한다.

 

심지어 폐어을 한 동네 목욕탕의 건물에는 목욕탕 간판이 없어졌지만 덩그러니 건물 옆에 굴뚝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마 당시 폐업을 할 때 철거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와서 그냥 둔 경우일 것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이런 고비용이 들어가는 목욕탕 굴뚝 철거 비용 지원이 있으면 굴뚝을 철거하고 있다고 하는 목욕탕 사장님들이 많을 것 같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이런 굴뚝 철거 비용을 지원을 해준다고 한다.

 

목욕탕 굴뚝을 철거할 때 약 5000만 원 ~ 6000만 원이 소요되는데 창원시에서 철거비를 약 1500만 원 수준을 지원을 해준다. 목욕탕 장사가 안되어 폐업을 하는데 굴뚝이 발목을 잡아버리는 이런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목욕탕을 운영 중인 전국의 목욕탕 사장님들 정말 힘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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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우물 모습

 

동네 작은 목욕탕에 애환에 대한 글을 적다 보니 꼭 현대화가 이뤄지기 전의 동네의 물을 책임졌었던 '우물'이 문득 생각이 난다. 위 사진처럼 우물들은 현대화로 인한 상수도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관광 상품이 되거나 뚜껑을 막아서 사람이 안 떨어지게 보전만 되거나 아예 철거를 해버렸다.

 

과거 동네에 우물이 있는 동네는 잘 사는 동네이고, 물 걱정이 없었다. 우물 안에 비친 하늘을 보며 두레박으로 물을 올려 길손에게 목을 축여주는 우물의 따뜻함과 동네 사랑방 같은 따뜻함과 청결의 상징이었던 굴뚝이 있는 동네 목욕탕과 너무 닮아도 닮아있다.

 

하지만 이미 대중들은 상수도에서 수도꼭지에서 물을 틀면 바로 나오는 수돗물에 익숙해져서 다시 상수도의 물을 버리고, 우물에 물을 쓰라고 하면 과연 이해를 할까? 아파트에 살던 사람들이 다시 초가집으로 돌아갈 수 없듯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흘러버린 동네 목욕탕의 운명은 이미 앞선 사례의 우물처럼 역사의 뒤로 사라질 것 같다.

 


글 참고 뉴스 기사 : JTBC - 붉은 벽돌 굴뚝 철거에 5000만 원 멀고도 먼 목욕탕 폐업

https://news.jtbc.joins.com/html/585/NB12060585.html